(몽골=하이몽골리아뉴스) 어용 에르덴 몽골 총리가 의회 신임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지난 3일 사임했다고 의회 성명이 전했다. 그의 사임은 불평등, 부패, 생활비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로 인해 며칠 동안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진 후 이뤄졌다.
126석 의회에서 어용 에르덴 총리는 64표의 신임이 필요했지만, 44표만을 얻는데 그쳤다. 표결 결과가 발표된 후 그는 “전염병, 전쟁, 관세 등 어려운 시기에 조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30일 간 대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투표에 앞서 어용 에르덴 총리는 신임투표로 인해 정국 불안정이 초래되고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국이 불안해지면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정당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국민들이 의회 통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어 민주적 의회 제도가 붕괴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어용 에르덴 총리의 인민당(MPP)은 일부 젊은 의원들이 총리 사임 요구를 지지하자 연립여당에서 민주당(DP)을 제명했다.
총리 사임에 앞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는 불평등, 부패, 생활비 상승에 대한 개혁과 책임을 요구하는 청년 주도 시위가 며칠 동안 이어졌다. 특히 어용 에르덴 총리 아들의 사치스러운 지출 보도가 시위대의 분노를 자극했다. 시위대는 광물 자원의 혜택이 기업과 부유층에 돌아가는 반면 많은 몽골인들은 여전히 빈곤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총리실은 AFP통신에 “이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며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어용 에르덴 총리 취임 이후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에서 몽골의 순위가 하락한 것도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