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하이몽골리아뉴스) 후렐수흐(Хүрэлсүх) 몽골 대통령이 지난 3일 국가대회의(국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최근 정국 상황과 관련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관련 기관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았다”며 “국가 원수로서 최고 권력기관 회의에 참석해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를 존중해왔으며 연정을 전면 지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어용 에르덴(Оюун-Эрдэнэ) 총리를 5년간 모든 면에서 지원했다”며 “한 번도 국회에서 정부에 대해 잘못된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 고수 의지 재확인
후렐수흐 대통령은 “법이 다스리는 것이지 사람이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임 선서를 언급하며 의원내각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표명했다. “몽골이 대통령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30여 년간 정치에 몸담으며 민주사회에서 성장한 사람으로서 의원내각제가 나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 재직 시절 2019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을 126명으로 늘리는 것을 지지했으며, 자신의 모든 권한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통령에게는 무서운 권력이 없다. 모든 권한이 정부로 이양됐다”며 “총리가 직접 장관들을 임명하고 해임한다. 나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대통령 소관이었던 반부패청을 행정부로 이관했으며, 법원장협의회도 국회가 구성하고 판사 임명권도 이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가 원수가 누군가를 압박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나에게 있는 것은 국민이 준 신뢰뿐”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연장 재차 부인
후렐수흐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임기 연장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는 자신의 임기를 6년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다시 말한다. 그런 이중 기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 누가 나를 다시 선출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부펀드 설립 배경 해명
국부펀드(Баялгийн сан) 설립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총리 재직 시절인 2019년 헌법에 관련 조항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몽골의 지하자원은 국민의 소유여야 한다는 것이 어린 시절부터 확립된 나의 기본 철학”이라며 “당시 오윤에르덴을 정부 사무처장으로 임명해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연구하게 했다”고 밝혔다.
시위대 요구 수용 촉구
후렐수흐 대통령은 최근 20일간 계속된 청년층 시위에 대해 “수백 명의 청년들이 광장에 나와 20일간 시위했다”며 “이들이 제기한 요구사항은 매우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와 국회의장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이 20일간 기다렸다. 모든 곳에서 어떤 시위와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국회가 국민의 요구에 적절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에게 강력 메시지
후렐수흐 대통령은 정치인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도자는 물러날 때 물러나고, 전진할 때 전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국민에게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책임을 졌다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를 모독하고 비하하며 타인의 명예를 공격하는 것을 그만두라. 너무 지나치지 않나”라며 “한 마디 말을 한 사람을 얼마나 나쁘게 매도하고 모독하고 비하하고 있는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연정 해체에 대한 입장
연정 해체에 대해서는 “연정이 급작스럽게 해체돼 유감”이라면서도 “이 정부를 끝까지 지원했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해체 이유에 대해서는 “왜 해체됐는지, 누가 해체를 주도했는지는 관련자들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렐수흐 대통령은 “권력욕과 형제들의 이익, 공직자의 작은 이권에 매몰되지 말라”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국민이 당신을 사랑할 것이다. 실수했다면 실수를 인정하라. 문제를 해결하라.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고, 화나게 하지 말며, 분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