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하이몽골리아뉴스) 최근 러시아가 디젤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몽골 내 연료 비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News.mn이 보도했다.
몽골 광물석유가스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22일까지 총 152만 6천 톤의 석유제품을 수입했다. 세부적으로는 A-80 휘발유 3,700톤, AI-92 휘발유 47만 2,300톤, AI-95/98 휘발유 1만 2,900톤, 디젤유 87만 8,100톤, TC-1 항공유 4만 8,600톤, Jet A-1 연료 1만 3,900톤, 기타 제품 9만 6,200톤 등이다.
현재 몽골 전역의 연료 비축량은 7월 23일 기준 서부 1만 3,232톤, 항가이 지역 6,297톤, 중부 4만 4,168톤, 동부 9,624톤으로 파악된다. 현 상황으로는 전국적으로 연료 비축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지만, 만약 러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가 시행될 경우 최소 1개월 정도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러시아가 수확기 연료 수요 증가, 정제시설 정비 등으로 인해 디젤유 수출을 2주 가량 중단했을 당시, 몽골은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도 울란바토르의 주유소들이 연료를 제한적으로 공급하거나 품절을 알리는 등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광물중공업부 장관을 지낸 잠발간바타르는 “정부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기에 현재로서는 러시아로부터 AI-92 휘발유 154량이 들어오고 있으며 비축량도 정상화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도권과 지방으로의 운송과 배송에 적어도 2~3일이 소요되고 있어 국민들의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겨울에는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해 서부 지역 주민들이 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잠발간바타르 장관은 연료 부족의 원인과 관련해 “며칠만 버티면 수입이 이뤄질 것”이라며 일주일 가까이 말만 반복하다 한 달이 지나서야 해결됐다고 한다. 또한 그는 해마다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연료를 비축할 탱크가 없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잠발간바타르 장관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비축 탱크”라며 “비축량이 있다 해도 문제가 발생하면 10~20일 내로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모든 걸 결정하는 장관이 아니다. 광업 관련 모든 문제를 나 혼자 해결할 순 없다. 비축 탱크 문제는 나와 무관한 사안”이라며 “정부 회의 때마다 이 얘기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몽골연료소비자연합 사무총장 사인바야르는 “몽골의 연간 연료 소비량은 240만 톤으로, 매달 해외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체 석유제품의 91%를 민간 회사들이 수입하고 있다. 필수 비축량은 15만 톤인데 정부 비축 능력은 1만 1,000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간 회사들이 연료 수입을 중단하면 몽골에 마비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연료 창고를 짓는 게 시급하다. 연료가 부족해지면 모든 생활물가가 오른다. 정제시설을 짓기에 앞서 비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인바야르 사무총장은 “2021년 3월 21일 정부령으로 ‘몽골 내 연료비축에 관한 규정’이 마련됐음에도 2023년 연료 부족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묻고 싶다”며 “몽골의 연료 비축은 소수 민간 주유소들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런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3개월치 소비량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비축 시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현 광물에너지부 장관인 투반은 해당 사안에 주목하고 수입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과 비축 탱크 용량 확대 여부를 조속히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북쪽 이웃 나라가 어느 날 갑자기 금수 조치를 내릴 경우, 농번기에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