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KOPIA 페이스북
(몽골=하이몽골리아뉴스) 농촌진흥청의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몽골센터(소장 오명규)가 40여 년간 실패를 거듭했던 몽골에서의 벼 재배를 마침내 성공시키며 ‘K-벼 재배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로써 수입에 100% 의존하던 몽골의 쌀 자급에 청신호가 켜졌다.
농촌진흥청은 30일, 몽골 정부의 요청으로 KOPIA몽골센터가 추진한 ‘몽골 적응 벼 재배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한국 품종인 ‘진부올벼’의 수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몽골은 1980년대 이후 여러 차례 벼 재배를 시도했으나 전문가 부재와 기술 부족으로 실패를 겪어왔다.
몽골은 주식인 고기와 밀 대신 최근 쌀 소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입액만 약 460억 원(4만 9,536톤)에 달할 정도로 쌀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에 몽골 정부는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식량공급 및 안전보장 국가운동’을 추진하며, 사막에서도 벼 재배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에 지난해 벼 재배시험을 공식 요청했다. 잠발체렌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차관은 “이번 KOPIA몽골센터의 벼 재배 성공은 쌀을 포함한 19개 품목을 국내 수요 전량 자급한다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KOPIA몽골센터는 몽골 정부의 요청에 따라 ‘몽골 적응 벼 재배기술 개발사업’에 착수, 2년여의 연구 끝에 벼 재배에 성공했다. 몽골은 벼 생육 기간이 짧은 낮은 기온과 벼가 자라기 부적합한 알칼리성 토양 등 재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센터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늦게 심고 빨리 수확하는 극조생종인 한국 품종 ‘진부올벼’를 선발했다. 또한, 추운 날씨를 고려해 모판에서 모를 기르는 육묘 기간을 40일로 늘리고 6월에 모내기를 진행했으며, 알칼리성 토양은 산성용 비료 투입을 통해 중성으로 개량했다.
지난 9월 17일 수확 시기에 진행된 현장보고회에서 ‘진부올벼’가 낟알이 가장 잘 영글어 수확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으며, 수량은 10a당 약 500kg으로 추산되었다.
이번 벼 재배 성공은 몽골 내 저수지, 관개수로, 정미 등의 기반시설을 비롯해 농기계, 농자재(비료, 종자 등) 등 ‘K-벼 재배 기반산업 수출’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몽골은 벼 재배 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해 재배시험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농자재를 한국에서 가져와 사용해야 했다.
잠발체렌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차관은 “이번에 재배에 성공한 ‘진부올벼’를 몽골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양국의 관계기관들이 협력해 앞으로 쌀 생산을 위해 벼 재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김황용 기술협력국장은 “앞으로 몽골에서도 본격적으로 벼를 재배하고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기술로 몽골 농업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각종 국산 농업 투입재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OPIA몽골센터는 재배시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몽골 적응 벼 재배기술서’를 발간·보급하여 현지에 표준 재배기술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