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이몽골리아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고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국제선 운항 감축에 나서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급격한 유가 및 환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구조를 전면 재점검하고, 불요불급한 지출과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강력한 긴축에 나섰다. 앞서 이달 중순 티웨이항공이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데 이어 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위기의 배경에는 치솟는 유가와 강달러가 자리 잡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계 결과, 이달 14~20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하며 전주 대비 10% 이상, 전월 평균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항공유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지출이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공항 이용료 등 주요 대금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상 고환율은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용 압박이 커지면서 항공사들은 즉각적인 노선 감편에 착수했다. 특히 유류비 부담이 크고 기재 회전율이 낮아 수익성 변동이 심한 장거리 노선이 1순위 타깃이 됐다. 미주 등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4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26편 감편한다. 인천~호놀룰루 노선도 6편 줄이며, 5월 중 샌프란시스코와 뉴욕(뉴어크) 등 미주 전 노선에 걸쳐 추가 감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LCC 업계 역시 잇따라 국제선 운항을 줄이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로케이는 4월 이후 일부 노선 운항을 축소했으며, 이스타항공은 베트남 현지 급유 제한 이슈와 예약률 저하를 반영해 5월 인천~푸꾸옥 노선 50여 편의 운항을 중단한다. 진에어도 4월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발 괌·클라크·냐짱 노선과 부산발 세부 노선 등 총 8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을 비운항 조치하기로 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주요 LCC들 역시 동남아 노선의 추가 감편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운항 축소가 단순한 단기적 대응을 넘어선 구조적 비용 압박의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운항 원가 상승은 결국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가파른 인상 등 소비자 운임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친 현재 상황에서는 노선 축소와 공급 조정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요가 확실한 주요 허브 공항 중심으로 노선을 재편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